개 대신 식탁에 염소가 오르고 있지만 관리 체계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2월 개 식용 종식을 앞두고 대체 먹거리로 부상한 염소의 불법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마련한 도축시설 지원사업에 신청한 업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 근거만 마련한 채 해당 과제를 '완료'로 분류했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축산물 도축·가공업체 지원사업의 염소 도축장 시설자금을 신청한 업체는 자료 제출 당시까지 한 곳도 없었다. 개소당 20억 원, 3개소 이상 업체가 통폐합할 경우 50억 원을 지원하는 핵심 사업이지만 신청이 없어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대림 의원실 제공
그런데 농식품부의 '염소산업 발전대책 추진실적 및 향후계획'에는 지난달 17일 기준 이 과제가 완료된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완료 근거로 '지침 개정을 통해 도축시설 신축, 개·보수 등 지원'을 제시했고 향후 계획에는 '신청 접수 시 검토 후 지원'이라고 적었다.
의원실은 자부담 30%를 요구하는 융자지원 방식이 신청 저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염소 사육농가의 70%가 30마리 미만을 기르는 영세농인 상황에서 수십억 원 규모의 시설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대 50억 원을 지원받으려면 3개소 이상 업체가 통폐합해야 한다는 조건도 사업자 간 합의가 필요해 참여 문턱을 높인다고 봤다.
사육시설 개선 지원도 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에 선정된 흑염소 농가는 전국에서 1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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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실적표상 예산액은 50억 원이지만 집행액은 4,000만 원으로, 집행률이 0.8%에 그쳤다.
소비량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관리는 취약
불법 도축한 새끼 흑염소. 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개고기의 대체 보양식으로 주목받는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0년 6,328톤에서 2024년 1만3,708톤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염소 산업의 관리체계는 취약했다. 사육업 등록률은 38.3%에 그쳤고 국내 출하 염소 가운데 도축장을 거치지 않는 불법도축 물량은 43%로 추정됐다. 전국 도축 가능 시설 17 곳 가운데 염소 전용 시설은 10곳(본보 8월 14일 보도)에 불과하며 경기도에는 한 곳도 없었다. 더욱이 돼지나 닭과 달리 염소에는 전기 기절 등에 관한 축종별 세부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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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시설 지원을 포함한 염소산업 발전대책의 전반적인 예산 집행도 저조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2월 염소고기 소비 급증에 대응해 2029년까지 약 540억 원을 투입하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30개 과제에 책정된 예산은 125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기준 집행액은 약 20억 원으로, 집행률은 15.6%였다.
사육업 등록에도 공백이 있다. 농식품부는 2024년 기타가축통계상 사육농가 1만1,474곳과 올해 1월 1일 기준 등록농가 4,390곳을 비교해 등록률을 38.3%로 추정했다. 이후 별도로 제출한 지난달 21일 기준 등록농가는 4,883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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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는 제출 자료에서 염소를 100마리 이상 기르는 농가를 대상으로 사육업 미등록 현황과 사유를 파악하고 행정지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염소 이력관리 연구용역은 올해 10월까지 진행하고,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제도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개고기 팔던 음식.의 전업, 5.3% 그쳐
전남 강진군 개농장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개가 철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
한편 개고기를 판매하던 음식。의 전업도 더딘 상황이다. 올해 7월 기준 운영 신고를 한 개 식용 식품접객업소 2,361곳 가운데 전업을 완료한 곳은 126곳으로 5.3%에 그쳤다. 정부는 전업 시 간판·메뉴판 교체 비용을 최대 25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관련 예산 집행액은 2억7,600만 원이었다. 또 1~4구간 전·폐업 농장에서 감소한 40만4,307마리 가운데 경비견·반려견으로 사육 목적이 바뀌거나 지인에게 분양된 개, 소유권이 포기된 개는 총 1,174마리로 약 0.3%에 불과했다.
문 의원은 "도축장이 없어서 불법도축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지는데, 정작 시설을 지으라고 마련한 사업에는 신청이 한 곳도 없다"며 "지원 조건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 식용 종식법 종료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실효성 있는 지원과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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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는 취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