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의 SAF 생산 설비 [출처=SK에너지]
오는 2027년 국내 출발 국제선 항공편에 대한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 의무화가 임박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경쟁국 수준의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정유사들이 폐식용유 수거업체를 인수하고 전용 배관을 설치하는 등 각자도생식 공급망 구축에 나섰지만 공정상 비효율과 설비 투자 부담 탓에 정부 보조금 없이는 글로벌 항공유 수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제 공정에 폐식용유(UCO)와 동물성 유지 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SAF 초기 시장 선.에 돌입했다.
정유사들은 원료 확보와 판로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국내 1위 폐유지 수거·재활용 기업인 대경오엔티를 인수하며 원료 수거부터 정제, 유통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했다.
SK에너지는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150억원을 투입해 5㎞ 길이의 전용 배관과 저장탱크를 구축하고 연간 10만 톤 규모의 저탄소 제품 상용 생산 체계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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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역시 글로벌 물류사 DHL 익스프레스와 공급 계약을 맺고 전용 라인 신설을 추진 중이며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탄소감축 제도인 CORSIA 인증을 확보해 국적 항공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코프로세싱 수율 10%…전용 플랜트 투자 난관
하지만 정유업계 현장에서는 민간의 자구책만으로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임시방편으로 택한 코프로세싱 공정은 초기 설비비는 아낄 수 있지만 완제품 수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SAF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배가 넘는 바이오 원료를 쏟아부어야 하는 비효율을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연산 수십만 톤 규모의 전용 플랜트를 신설해야 하지만 1조원 안팎의 자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 약세로 정유업계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데다 글로벌 1위 SAF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마저 원료가 상승과 감가상각 부담으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개별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결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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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생산량 비례 현금·세제 혜택…韓 정책 공백에 생태계 위태
문제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이 정부 주도로 시장 리스크를 상쇄해 주고 있다는 。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해 생산량에 비례해 리터당 440~615원의 직접 세액공제를 지급하고 있다. 일본 역시 설비 투자비 현금 보조와 함께 리터당 30엔의 세액공제 기금을 신설해 자국 정유사들의 손익을 방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시설 투자비 일부에 대한 세제 혜택과 바이오 항공유 혼합 로드맵만 제시했을 뿐 생산량에 비례해 적자를 보전해주는 직접 보조금 제도는 전무하다.
일반 항공유 대비 최대 3배 이상 비싼 SAF 제조 원가는 고스란히 국내 항공업계의 원가 압박(1% 의무화 시 국적 항공사 연간 약 920억 원 추가 부담 추산)으로 전이돼 밸류체인 전반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존 정제탑에 바이오 연료를 소량 섞는 현행 방식은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위한 밑바탕에 불과하다"며 "미국이나 일본처럼 출하 단계에서 가격 차액을 지원하거나 생산 세액공제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원료망을 쥐고도 양산 경쟁에서 밀려 경쟁력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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