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를 전하던 앵커가 이번에는 뉴스의 주인공이 됐다. 그것도 ‘국왕 즉위’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뉴스를 통해서다.
우간다 서부의 전통 왕국 토로(Tooro)는 29일(현지시간) 전직 TV 뉴스 앵커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56)를 새 국왕 ‘에드워드 루키디 냐봉고 1세’로 즉위시켰다. 로이터는 이날 키자낭고마가 왕실 전통 의식을 거쳐 바토로족의 새 군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우간다 국영방송 UBC 등에서 앵커와 편집자로 일했던 언론인이 어느 날 실제 왕좌에 오른 셈이다.
즉위식도 현대 정치 행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간다 서부 포트포털의 카루지카 왕궁에서 황소를 잡는 의식과 왕관을 차지하기 위한 모의 전투 등 오래된 왕실 의례가 이어졌다. 애도 기간 동안 거꾸로 놓여 있던 왕실 북과 창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수천 명의 주민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키자낭고마가 왕좌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달 암으로 34세에 숨진 오요 냠바 카밤바 이구루 루키디 4세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후계자를 남기지 않으면서 왕위 계승 싸움이 벌어졌다. 왕실 바비토 가문의 21인 위원회가 고인의 사촌인 키자낭고마를 후계자로 선택했지만, 숨진 국왕의 어머니 베스트 케미기사 왕대비와 여동생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왕대비 측은 오요 국왕이 2022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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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왕자’가 생전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는 .이다. 왕실 혈통을 관리하는 바비토 가문 측도 그런 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반박하면서 왕위 다툼은 이른바 ‘미스터리 왕자’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왕실 위원회의 선택이 받아들여지면서 키자낭고마가 왕관을 썼다.
우간다는 대통령이 통치하는 공화국이지만 식민지 이전부터 존재해 온 토로·부간다 등 전통 왕국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국왕에게 국가를 통치할 정치적 권한은 없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문화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토로 왕국의 전임 오요 국왕 역시 1995년 불과 세 살에 즉위해 당시 ‘세계 최연소 군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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