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스타 2025' 전시장 전경./지스타 조직위원회 제공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6'이 예년처럼 오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지만 올해 전시장 풍경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모습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게임 산업을 지탱해 온 중·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 참여를 대거 외면하면서 올해 메인 전시장인 BTC(일반관람객용)관에서는 전통의 3N을 찾아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BTC관을 확정한 국내 게임사는 크래프톤과 웹젠 그리고 팀42가 전부다.
그간 제1전시장의 중심을 차지했던 대형 부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해외 게임사를 적극 유치하고 인디 게임 생태계 확대, 비즈니스 중심의 BTB(기업전용관) 개편, 글로벌 창작자 중심의 컨퍼런스 고도화를 핵심 자구책으로 내걸었다.
그동안 조금씩 진행돼 왔던 국내 게임사의 지스타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지스타가 시도하는 체질 개선이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게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AI와 해외 게임사로 채운 메인 전시관
29일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지스타 2026 부스 배치도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제2전시장 1층(BTC), 제2전시장 3층(BTB)으로 이어지는 공간 배치는 과거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비운 자리를 국내 테크 기업과 해외 퍼블리셔가 채우는 구도다.
공간 구조상 설치 가능한 최대 규모인 100부스 이상 대형 구획 6곳이 들어선 제1전시장에서는 크래프톤과 웹젠, 팀42가 국내 게임사로서 부스를 마련했다. 크래프톤은 2017년부터 10년 연속 참가를 이어가며 체면을 지켰고 웹젠도 신작 시연 공간을 확보했다.
반면 2024년 스폰서였던 넥슨, 지난해 스폰서였던 엔씨를 비롯해 넷마블,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행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바다이야기배당
.
대신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캐릭터 기반 생성형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Crack)'이 메인 스폰서 자격으로 들어섰다. 전통적인 게임 퍼블리셔가 아닌 토종 AI 기업 브랜드가 지스타의 간판 스폰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전시장 나머지 대형 부스는 4년 만에 복귀한 중국의 호요버스와 구글플레이가 채웠다. 중앙 부스 영역에도 센추리게임즈, 넷이즈게임즈 계열 조커 스튜디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등 외산 게임사들이 대거 둥지를 틀었다.
제2전시장은 글로벌 PC·콘솔 타이틀과 인디 게임을 중심으로 전면 재편됐다. 인텔의 후원을 받아 신설된 '지스타 글로벌 게임 쇼케이스'에는 일본의 세가와 코에이테크모, 폴란드의 CD 프로젝트 레드(CDPR), 중국 넷이즈게임즈 본사가 부스를 차린다. 여기에 106개 개발사가 250부스 규모로 참여하는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와 현대자동차가 결합해 단일 장르 편중을 낮췄다.
올해 '지스타 2026' 메인 전시장 부스 배치도./지스타 조직위원회 제공
▲ PC·콘솔 전환과 비용 부담 증가…실효성 입증이 과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지스타 BTC 불참은 단순한 일회성 보이콧이 아닌 개발 환경과 사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가장 큰 요인은 플랫폼 전환에 따른 개발 주기의 장기화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개발 무게중심은 내수용 모바일게임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PC·콘솔 프로젝트로 이동했다.
1~2년 단위로 빠른 양산과 라이브 업데이트 빌드 출품이 가능했던 모바일 게임과 달리 콘솔·PC 대작은 개발 기간만 3~5년 이상이 소요된다
모바일 온라인바다이야기게임
. 지스타 출품을 위해 개발 공정을 쪼개어 외부 시연용 빌드를 최적화하는 작업은 개발팀에 적지 않은 엔지니어링 부담을 준다. 내부 마일스톤과 행사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 참가를 미루는 기조가 자리 잡은 이유다.
매출 구조의 해외 다변화도 국내 전시회 참가 유인을 떨어뜨렸다. 게임사들의 시선이 북미, 유럽, 일본 콘솔 시장으로 향하면서 8월 독일의 '게임스컴'이나 9월 일본 '도쿄게임쇼' 참가가 우선순위로 올라섰다. 지스타는 관람객 대다수가 국내 일반 이용자에 집중돼 있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상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 전시회의 고비용 구조 역시 기업들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든 요소다. 지스타 2026의 부스 참가비는 1부스(9㎡)당 독립부스 200만원, 조립부스 300만원, 라운지부스 150만원선이다. 100부스 이상 규모를 설치하고 고사양 하드웨어와 시연 부스를 조성할 경우 부대비용을 포함해 수십억원이 지출된다.
반면 스팀 넥스트 페스트나 글로벌 온라인 쇼케이스, 자체 다이렉트 방송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코어 이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거액의 오프라인 부스 참가를 고집할 명분이 줄어든 셈이다.
스팀과의 제휴 프로모션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준비한 지스타 2026./지스타 조직위원회 제공
▲ 지스타가 꺼내 든 생존 전략…지속성 입증 필요
대형 게임사의 이탈에 따른 행사 규모 축소와 관람객 감소를 막기 위해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프로그램 다각화로 대응에 나섰다.
제2전시장 글로벌 게임 쇼케이스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해외 미출시 타이틀을 배치했으며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는 250부스 규모로 확대됐다.
바다이야기오락실
BTB 전시관 역시 부스 단순 임대에서 네트워킹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컨퍼런스 부문에서는 G-CON 2026이 '내러티브'와 'AI'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현장 밖 이용자를 겨냥한 디지털 프로모션도 가동된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내에 지스타 공식 프로모션 페이지를 개설해 출품작 할인과 체험판 다운로드를 연계하며 개막 전날인 11월 18일에는 온라인 쇼케이스 '지스타 프리미어'를 생중계한다.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3년 만에 e스포츠 대형 무대도 열린다.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시도한 변화는 외연 확장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자구책이 지스타의 본질적인 정체성 위기까지 해결한 것은 아니다. '한국 최대의 게임쇼'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정작 K-게임을 견인하는 주요 대형사의 신작 출품이 실종됐다는 。은 뼈아픈 대목이다.
해외 개발사 유치의 지속가능성도 과제로 지목된다. 이번 글로벌 쇼케이스는 하드웨어 후원사인 인텔의 지원과 주최 측의 파격적인 유치 노력이 맞물린 성과다. 한국 콘솔 시장 규모가 글로벌 메이저 퍼블리셔들에게 막대한 오프라인 부스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매출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스폰서십 환경 변화에 따라 해외 기업들의 참여는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
글로벌 독。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도 한계다. 출품된 해외 주요 콘솔 타이틀은 이미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에서 시연된 빌드의 연장선이다. 지스타 현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타이틀이 드물다면 글로벌 게임 미디어와 해외 이용자들의 관심을 부산으로 집중시키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의 출품 공백 속에서 플랫폼 다변화와 인디 지원을 꾀한 주최 측의 시도는 현실적인 최선책"이라면서도 "지스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비용 체계를 도입해 게임사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시회 참가의 실효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targ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