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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의 일본톡에서는 외신 속 일본의 이모저모, 국제 이슈의 요모조모를 짚어봅니다. 닮은듯 다른, 그래서 더 궁금한 이웃나라 이야기 시작합니다.
“왜 남편이 거기 누워 자고 있지? 그냥 걸리적거린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10월 도쿄의 한 공공주택. 70대 후반의 남성이 현관 근처 복도에 쓰러져 있는 것을 요양 관리 서비스 직원이 발견했습니다. 치매를 앓는 80대 초반의 여성을 주 1회 관리 센터에 데리러 온 직원이 아침에 집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남성은 병사해 이미 며칠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집 안에 있던 아내는 인 학원강사과외 지 기능이 떨어져 남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남편이 현관 근처에서 자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가족이나 동거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발견이 늦어지는 ‘동거 고독사’가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고령자의 고독사도 심각하지만, 함께 살면서도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실이라 더욱 충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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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지만···몰랐던 죽음
사실 ‘동거 내생에 봄날은 간다 고독사’에 대한 일본 내 법률상 정의나 국가 차원의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도쿄 23구와 오사카시, 고베시에는 자택 등에서 사망한, 타살이나 범죄 등 사건 연루성이 낮은 시신의 사인을 규명하는 감찰의 제도가 있어 이 통계를 독자적으로 집계하고 있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기서 ‘사망 후 4일 이상 발견되지 않은 사례’를 동거 고독사로 규정해 분석을 내 부산학자금대출 놓았습니다. 이 기준에 맞춰 분석한 결과 2021년까지 5년간 동거 고독사는 904건(명)에 달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도쿄 23구가 729명으로 가장 많고, 오사카시 131명, 고베시 44명 순이었습니다. 1개월 이상 발견되지 않은 극단적인 사례도 도쿄와 오사카에서 83명이나 됐습니다. 오사카의 2017~2024년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발견이 늦어진 이유로는 손상차손환입 치매가 최다인 55건이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도 11건 있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80대가 26.7%로 가장 많고, 70대 26.2%, 60대 18.3% 순이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67.3%를 차지했습니다. 도쿄 23구의 경우 집계를 시작한 2003년 68명에서 2021년 140명으로 두 배 증가했는데요. 발견 기준을 ‘2일 이상’으로 넓히면 2021년 545명으로, 2003년 183명에서 약 3배 늘어났습니다.
자료: 일본 내각부 고령사회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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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노인이 ‘더 늙은’ 노인을 돌본다
동거 고독사 증가의 배경에는 고령 부부 가구의 급증이 있습니다. 내각부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부부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2인 가구는 2023년 기준 863만 가구로, 10년 사이 약 20% 늘었습니다. 반면 자녀의 지원을 받기 쉬운 3세대 가구는 2013년 295만 가구에서 189만 가구로 줄었습니다. 3세대 가구는 조부모, 부모(세대주), 자녀(또는 그 배우자), 손자녀 등 직계 3세대 이상이 동거하고 있는 가구를 말합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도 늘고 있죠. 2022년도 국민생활기초조사를 보면 75세 이상 보호 대상자가 있는 가구 중 동거인도 75세 이상인 비율이 35.7%에 달합니다.
발견이 늦어지면 남겨진 동거인의 건강 상태가 악화될 우려가 크고, 실제로 부부가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둘만 사는 가구에서는 자녀가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여서 부모의 이상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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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력도 같이 늙는다
문제는 지역에서 고령자 돌봄 활동을 담당해온 담당자들도 고령화되면서 점점 필요 인력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선 기업이나 민간 단체와 연계한 돌봄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라이 야스토모 불교대학 교수는 “현대 일본에서는 지역의 결속과 가족 관계가 옅어져 고령자가 고립되는 경향이 있다”며 “행정 상 경찰이나 소방과의 정보 공유를 진전시키고, 개별 방문을 강화하는 등 고령자의 이상을 감지하는 구조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본의 동거 고독사 문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도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상태인 데다 노노케어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살아도 홀로 죽는 시대. 우리는 이 위기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요. 생각이 많아집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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