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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담 시집,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책 표지
ⓒ 문학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할머니처럼
-장다리꽃의 초대장 중
그리워할 것이 남아 있는 사람은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다. 그 삼성생명학자금대출 리움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배웅하는 사람의 손을 등에 남겨 놓고 떠날 수 있다. 후에, 떠난 자는 그 그리움이 코끝이 시릴 때까지 웅크리고 있는 줄 미처 모를 것이다. 그것은 시간의 겹을 뚫고, 의도하지 않은 날, 가슴에 멍울을 기어코 만들어 낸다.
할머니의 시각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야 했던 hk저축은행 존재는 누구일까. '할머니'라는 시어가 은유라면, 그 속성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이지담 시인의 시집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를 읽고, 한동안 먹방(불을 켜지 않아 몹시 어두운 방)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가장 늦게 지는 해를 떠나보내'야 하는 연말, '떠나보낼' 때가 된 지는 해에 남겨 둔 상흔이 크기에, 현대자동차저금리 시인의 시집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전체 4부로 나뉜 시집에 수록된 시의 행간을 가만히 읊조리다 보면, 맏딸로 자라며, '무릎 꿇고 앉아 검은빛 마룻바닥을 닦아내고 있는 아이'의 서러운 눈망울을 마주할 수 있었다.
환대를 알기 전, 노동을 먼저 깨우쳐야 했던 그 시절 가난을 건너온 세월의 목청이 낮은 음성으로 다듬어져, 죽음, 노년, 시 우리은행 공유형모기지론 간을 말하다가 3부에서는 제주 4.3, 여순사건, 광주 5.18과 최근의 이태원 사건까지 불의의 현장을 다루었다.
자연스럽게 나이들 수 있을까
딱 하루만 쉬어가자며 나선 길
수레바퀴를 굴리며
마주 보지 못했던 가족
손잡고 거닐며 추억 한 번 금리 높은 적금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저 딱 하루만
숨 한 번 크게 내쉬고
소소하게 웃어 보자고 나선 길
이태원 길에서
해일처럼 밀려든 인파에 웃음은 난파되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SOS 문자를 보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
화창한 날에는 밀린 일 마무리하느라 힘들었다며 올 것만 같고
비 오는 날은 비를 피해 달려올 것만 같아서
망연히 마주 오는 사람이 너였으면 하는데
조각보처럼 기울 수 없는 영혼들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내 차례일지도, 네 차례일지도 모르는 길 위헤서
몸을 불살라 돌아올 수만 있다면
집으로 돌아올 숨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 '딱 하루만' 전문.
딱 하루만의 시간에 멈춰 있는 것은 비단 이태원 사건만은 아닐 것이다. 대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차치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며 관계 맺는 삼라만상 세상 지사의 연을 뚝 잘라내는 세력이란, 대관절 어떤 작자들의 꿈인가.
서울 여의도 집회가 연일 열리는 이 시기, 가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마음을 더하는 이 시간의 결에서 시집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년의 시인이 바라보는 죽음이란 그저 황망함을 넘어서, '그날의 현장을 기억하고 있던 몸'이자 기록이었구나,라고.
어쩌면 그 옛날의 할머니처럼, 누군가를 반겨주고, 배웅하는 사랑을 닮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듯한 이 시집을 통해, 바위에 뿌리 내린 나무를 '하나로 묶는' 것이 '부드러운 흙'이었다는 진술은 생의 여행을 다니며 깨달으며 관계를 맺은 스크럼의 다른 말일지도 모르겠다.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일상을 영위하며 자연스럽게 노년을 맞이하는 생의 순리가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짱짱히 두 발로 서서' 그 옆 사람에게 '피를 나'누는 심정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나와 너는.
시인은 살아 숨 쉬는 책을 읽기 위해 제주로 간다지만, 오늘 하루, 딱 오늘 하루만이라도 사람의, 역사의 두터운 정에 기대어 숨을 쉬고 싶다면, 잠시 시집 안에 승차하는 것도 괜찮으리라. 이 차는 해가 떠서 지는 동안에는 떠나지 않을 테니까. 설혹 칠흑 같은 인생의 밤일지라도 차를 놓칠 염려는 없다.
'수많은 길이 끊어'진 길에서도, '물음표 하나 들고 헤매다 돌아오기를 기다려준 당신'에게 미처 보내지 못한 시집을 손에 들고 '가로등처럼' 헤드라이트를 비추고 있을 테니까. 뿌리 내린 땅에 미동 없이. 다만 가지를 흔들어 서로의 품을 쓰다듬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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