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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제2의 플라자 합의 격인 ‘마러라고 합의’를 통해 달러 가치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무차별 관세 부과는 결국 ‘약달러’ 유도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한때 1500원 선을 위협하던 원화도 최근 다시 14 1억5000만원 00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원화 절상 압박이 곧 외환 리스크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는 트럼프발 원화 절상 압박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면서도 성공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최 대사는 1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약달러를 원하면서도 달러에 신용불량자전세자금대출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꺼린다”고 지적했다. 이런 모순적 상황은 미국 국채 가격과 맞물려 있다. 최 대사는 “상대국이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절상하려면 외환보유액을 소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국채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미국 국채 수요가 줄면 앞으로 발행 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구미직장인밴드 교역 대상국이 늘어난 것도 ‘플라자식 합의’가 어렵다고 보는 배경이다. 최 대사는 “당시엔 4~5개국만 협상 테이블에 앉히면 됐지만 지금은 수십 개 교역 대상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다자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신 최 대사는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 등 우방국부터 ‘각개격파’하는 방식으로 환율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상가중개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 대사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재정지출 과다와 가계저축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이런 구조적 요인이 바뀌지 않는 이상 환율 압박만으로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을 지낸 최 대사는 금융위원장을 거쳐 최근 국제금융협력대사를 맡았다. 든든학자금 거치기간 최 대사에게 트럼프발 환율 압박의 실현 가능성과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물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만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사와 의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출 한국’ 원화 인위적 절상은 위험-트럼프발 환율 압박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과거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1971년 금 태환 중단이나 1985년 플라자합의처럼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상대국의 환율을 ‘굴복시킨(끌어올린)’ 적이 있다. 지금도 유사한 방식의 환율 압박이 재현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과다한 재정지출과 부족한 가계 저축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환율을 조정한다고 해도 경상수지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현재의 환율 협상 환경은 과거와 어떻게 다르다고 보나.
△“과거엔 교역 대상국이 많지 않아 합의가 쉬웠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해야 할 국가들이 훨씬 많아져 다자 합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대신에 한국·일본 등 미국의 우방국들을 대상으로 ‘각개격파’하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환율 압박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상대국이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절상하려면 외환보유액을 소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국채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 전쟁 선포 후 국채 하락 등 난리를 겪은 미국이 선뜻 이런 방법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협상 이행 과정에서 교역 대상국의 신인도가 떨어져 통화가치가 급격히 절하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도 그런 측면을 고려해 환율 정책 협의에 신중하게 나설 가능성이 크다.”
-관세 갈등이 금융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나.
△“갈등이 장기화하면 교역 위축과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지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같은 나라엔 더욱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자본 유출 가능성이 급격히 확대하거나 한국 환율 변동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커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이 한국에 원화 절상을 본격적으로 요구한다면 정부 대응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는 것이다. 미국도 일방적인 원화 절상 요구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호이익에 부합하는 정책 공조가 바람직하다. 한국과 미국 재무당국은 오랜 기간 솔직한 대화를 이어왔고 상호 신뢰도 높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조율하면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원화 강세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때와 인위적으로 유도할 때 차이는.
△자연스러운 원화 강세는 경상수지 흑자나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외화가 풍부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며 수출 기업에 일시적으로 불리할 수는 있지만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정부가 시장 여건과 무관하게 원화 강세를 인위적으로 유도할 경우, 외환보유액을 소진하거나 고금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고금리 정책으로 기업 부도가 잇따르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정책 개입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만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사와 의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호주의 대응 고부가가치 전략 필요-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지금, 한국 수출 전략은 어떤 전환을 해야 하나.
△“일부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아세안,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미국 시장에 의존적인 산업은 고부가 가치 제품 개발,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탈탄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노동 기준, 데이터 보호 등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실히 이행해 우리 기업에 불리한 대우를 할 수 있을 만한 명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의 결말을 어떻게 예상하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수지와 재정수지 타개를 위해 관세 전쟁을 시작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의 재정지출 과다, 가계의 저축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환율 압박만으로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제조업 경쟁력 회복도 고임금 구조와 자동화 확산 등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는
△1957년 강원 강릉 출생 △고려대 무역학과 △미 위스콘신대 석사 △행정고시 25회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 대표이사 △한국수출입은행장△금융위원장 △국제금융협력대사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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