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영업 멈추고 유심 교체 집중
위약금 면제 등 비용 먼저 떠안아
취약계층엔 ‘찾아가는 서비스’
장기 신뢰는 ‘재발 방지’ 관건
[대한경제=최형균 기자]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1년여 만에 고객 신뢰를 되찾은 비결이 ‘고객 안전 우선’ 원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데 있다는 학계 분석이 나왔다. 신규 영업을 멈추고 위약금을 면제하는 등 고객이 지던 위험과 비용을 회사가 먼저 떠안았다는 것이다. 영업 손실이라는 비용을 감수하면서 사과와 보호 약속의 진정성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분석은 3일 SK텔레콤 뉴스룸에 공개된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인터뷰에서 나왔다. 신 교수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 대응을 분석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통신 산업 정책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신 교수가 가장 주목한 장면은 사고 며칠 뒤 내린 신규 영업 중단 결정이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 모집을 멈추고 매장 역량을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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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단기적인 영업 기회보다 기존 고객의 안전을 우선했다는 .에서 상징적인 결정”이라며 “고객 우선이라는 원칙을 말이 아닌 실제 자원 배분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업 기회를 내려놓은 결정은 고객의 부담을 회사가 대신 지는 조치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전 고객에게 유심보호서비스를 자동 적용하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비정상 인증 시도를 막았다. 무료 유심 교체와 eSIM 지원,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위약금 면제도 내놨다. 신 교수는 이 조치들이 고객의 부담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자동 보호는 신청 부담을, 무료 교체는 직접 비용을, 위약금 면제는 통신사를 옮길 때의 계약상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특히 위약금 면제는 이미 지급한 지원금을 포기하고 고객 이탈까지 감수한 과감한 결정이라고 봤다. 고객이 통신사 이동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가 위약금이기 때문이다.
보호 조치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공을 들였다. SK텔레콤 직원들은 고령자와 장애인, 도서벽지 고객을 직접 찾아가 유심을 바꾸고 재설정을 도왔다. 신 교수는 보호 조치가 앱 설치나 온라인 신청만 요구하면 보호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오히려 밀려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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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보안과 고객 경험, 취약계층 보호를 하나로 묶어 공개한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흔치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을 꼽았다. CEO가 보안과 고객 신뢰를 전사 경영과제로 끌어올렸고, 경영진의 결단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현장 지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쉬운 대목도 있었다. 신 교수는 SK텔레콤이 장기간 침투를 발견하지 못했고, 초기 안내에서 고객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알려 주지 못했다고 짚었다. 무료 교체를 발표하기 전에 현장 처리 능력을 갖추지 못한 .도 한계로 들었다. 2025년 4월 28일 무료 교체가 시작된 뒤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신 교수는 이 장면을 ‘기업 신뢰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신 교수는 위기를 겪는 기업이 지킬 원칙도 제안했다. 고객의 불편을 먼저 듣는 ‘Listen’, 회사가 손실을 먼저 부담하는 ‘Lose’, 개선을 독립 검증으로 계속 증명하는 ‘Last’ 등 여섯 가지다.
신 교수는 “지금 SK텔레콤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신뢰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며 “최소 1~2년 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신뢰가 회복됐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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